제1부 - 내 인생과 아토피의 여정, 아토피/화폐상 습진 극복 후기
※ 이 게시물에는 개인 피부 사진이 여러장 첨부되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사진이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아토피는... 뭐랄까 내 인생의 반려자와 비슷해서 평생 함께해야 하는 그런 사이라고 생각했다. 증상이 있을때 마다 피부과를 방문해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의미없는 진료를 받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았다. 피부를 긁어서 발갛게 까지거나 피부가 가려울 때 증상 완화를 위해 연고를 바르게 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아토피에 대한 글을 쓰는 계기
아토피는 좋아질 수 없는 난치병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를 앓았고 증상이 완화되긴 했지만 최근에도 아토피 증상은 늘상 존재했다.
하지만 작년 2023년은 유독 나의 피부에는 힘든 일이 많았고 지금은 그 증상들이 많이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완치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겠지만 피부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도움받은 것들이 많았고 나같은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주고자 용기내어 글을 써본다.
2023년에 발병한 피부염 요약 - 화폐상습진
2023년 7월, 화폐상 습진이 발병했다. 원인은 아직까지 불명이다. 5개월간의 공무원 수험생활 준비 때문에 하루종일 앉아있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체액정체가 문제였는지 아니면 음식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화폐성 습진은 나를 찾아왔다.
처음 보는 피부병변 때문에 처음에는 단순히 아토피가 심해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랐고 조금 좋아지는 듯 하더니 연고가 듣지 않기 시작했다.
화폐상 습진은 피부 병변에 작은 발진이 생기고 그 발진들이 물웅덩이를 만들듯이 합쳐지면서 동그란 화폐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피부의 표피가 벌어지고 진물이 많이 나기 시작했고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었다. 진물은 거의 5개월간 지속되었다.
스테로이도 연고의 위험성
그 당시 내가 쓰고 있던 연고는 아드반탄(4등급), 모메손(2등급)이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1~7등급이 있는데 1등급으로 갈수록 강력한 스테로이드 연고이다. 화폐성 습진이 발병했을 때 모메손(2등급)을 발라도 효과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과감히 끊었고 그 반발로 리바운드 증상을 겪었다.
사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피부에 스테로이드 내성이 생겨 피부염이 만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던 모든 피부과 의사들은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한 설명이나 주의사항을 일체 말해준 적이 없다.
내가 증상이 심해졌어도 피부과를 방문하지 않고 자가치료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이번 또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줄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2023년에 발병한 피부염 요약 - 헤르페스형 피부염
수험생활 도중에 화폐상 습진이 발생했고 허벅지 뒤쪽 진물이 계속 흘렀기 때문에 도저히 앉아서 공부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공부를 해야했기에 일어서서 수험생활을 했다. 아마 학업 스트레스도 병을 악화하는 요인 중 하나였을 듯 하다.
장누수증후군과 피부염
2023년 10월, 장누수증후군이 의심되었으며 그 결과 온몸에 발진이 나는 헤르페스형 피부염 혹은 포진상 피부염이 발병했다. 사실 피부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그 자체가 증상이 아니라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어느 시점까지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며 몸에 염증물질이 있다고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피부에 두드러기라든지 염증이 일어난 것은 욕조에 물이 넘친 것처럼 이미 한계점을 지났을 확률이 높다.
내 경우가 특히 이러했다. 나는 2020년 이후 비건식을 실천하고 있었는데 2023년 1월부터는 끊었던 계란을 먹기 시작했다. 수험생활에 밥을 일일이 차리기 힘들어서 간단하게 먹고자 꾸준하게 계란을 섭취했다.
지연성 알레르기 검사와 피부염
장누수증후군이 발병한 뒤 식이습관을 더 정확하게 관리하고 싶어서 IgG 알레르기 검사를 진행했다. IgG 검사는 지연성 알레르기 검사인데 최대 3일 전까지 먹었던 음식 중 내 몸에 일으키는 알레르기 물질과 피부에 대한 반응을 검사한다.
불행히도 계란은 알레르기 등급이 가장 높은 군에 속해있었다. 즉, 나는 10개월 동안 계란섭취로 인한 염증이 내 몸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피부염이 심할 때 자신감도 하락하고 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로 우울했다. 다행히 지금은 진물이 멈췄고 발갛던 붉은 발진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화폐성 습진과 온몸발진의 흉터가 거뭇거뭇하게 온몸에 남아있는 상태인데 아마 몇 개월 뒤면 깨끗한 피부를 갖게 될 것이라고 희망한다. 자세한 사항은 앞으로 몇편의 피부글을 더 써내려 갈 생각이다.
다음편은 과거에 내가 아토피를 어떻게 대처했는지, 식이습관은 어떠했는지 등을 조명하는 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