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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리뷰#1][휴머니멀] 인간과 동물은 공존할 수 있을까

바른즐거움 2020. 2. 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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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멀 HUMANIMAL

  제목부터 신선했다. 이 다큐멘터리를 소개해 준 건 1년에 한두번 만나는 지인이었다. 그는 나와는 다르게 영상제작 전공을 하고 있기에 이번 다큐멘터리가 아주 흥미로웠다고 했다.

  나 역시 평소에 동물을 좋아하고 최근 동물권리에 대해 관심이 조금씩 더 생겨가고 있는 시기였기에 꼭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굳이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반려동물로서 강아지나 고양이가 흔히 있는 시대이니까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중에서

 

  1화의 소제목은 잔인했다. 코끼리 죽이기. 프레젠터 및 내래이션으로 참여한 배우들(박신혜, 유해진, 류승룡, 김우빈)은 보통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동물은 좋아하지만 코끼리나 다른 동물들에 대해서 평소에 큰 관심은 없다"라고 말했다.

  나 역시도 어릴적에 동물원에 가서 보았던 코끼리, 호랑이, 기린 등이 야생동물의 전부였고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던 코끼리 2개의 코끼리 인형, 동물의 왕국에서 보던 사자와 호랑이가 아프리카 동물의 모든 것이었다. 동물원에 갖혀있는 동물들을 본다는 게 윤리적으로 잔인한 방법이라는 걸 알고 있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알고 있는 건 없다라고 해도 무방했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보여주는 동물들은 평소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동물들의 권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내 인생도 살기에 바빠죽겠는데 편도 30시간 너머에 있는 동물들의 권리'라니.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

 

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중에서

 

  제목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코끼리가 처해있는 상황이었다. 상아를 얻기 위해 얼굴을 통째로 전기톱으로 잘라내는 밀렵꾼들. 밀렵은 또 하나의 스포츠가 되어 있는 현실. 돈만 내면 정해신 시간내에 사냥이 가능한 시스템. 그리고 그 돈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밀렵꾼들의 논리.

  차마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무리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지만 이건 너무 참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다 여기까지 왔을까. 저런 상황은 이미 한 나라의 시스템 안에서 문제를 해결 할 수준을 뛰어넘는 것 처럼 보였다.

 

  일본의 타이지 마을에서 돌고래 사냥을 하는 일과 덴마크령 페로제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라인다드랍(돌고래학살)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일까할 정도로 참혹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인간과 다르게 생긴 것들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다르게 생겼다고 해서 우리보다 지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도 학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나 생선은 더 심하다. 동물보다 더 하위라고 생각한다. 생긴 것도 징그럽고 칼로 썰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크기가 좀 커지면 징그럽긴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거다.

  나도 최근에 동물들의 권리에 관심을 가지기 전까지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더 참혹했다. 문화라는 측면에서 행해지는 전통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돌고래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칼로 썰어 죽여야 전통이 유지되는 것인가. 무엇을 지키기 위한 전통인가. 페로 제도 부근은 토양이 척박해서 수산업에 주로 의지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다른 대책은 없는 것인가. 

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중에서

 

  이미 밀렵꾼과 지역주민들에 의해 야생동물들의 씨가 마르고 있다고 휴머니멀은 얘기한다. 인간을 포함해서 어떤 종이멸종이 된다는 건 시대가 변하면서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야생동물의 멸종시기가 인간들의 욕심과 사치로 인해서 급속도로 빨라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인간들이 살고 있는 면적이 늘어나고 그 면적을 인간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동물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진다. 땅, 바다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다. 이대로 몇십년이 가다간 정말 사자, 호랑이, 코끼리, 고릴라 등은 책 속에만 볼 수 있는 동물이 될 지도 모른다. 실제로 휴머니멀에서 나온 북부흰코뿔소는 이 지구상에 2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나.

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중에서

 

  다큐멘터리에 그런 말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누구나 동물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지만 그렇다면 누가 동물을 위해 땀을 흘리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물들이 처해있는 환경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아마 보여준 것 이상으로 우리가 모르는 사실도 많겠지.

  실생활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은 무엇일까. 꼭 야생동물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걸까. 태국의 Elephant Nature Park 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으면 어떨까. 최근 호주 산불에서 보았던 코알라와 캥거루 등을 구할 수 있는 노력들은 어떨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이상 나 혼자 사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범지구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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