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포르노 다큐멘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포르노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만큼 포르노는 삶에 스며들 듯 녹아내려 소비를 부추긴다.
일종의 고백일까. 나 역시 최근까지 포르노를 소비했다. 포르노는 아주 자극적이게 제작되었고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성인에게도 이러한데 청소년에게는 오죽할까.
어느 순간 불편함을 느꼈다. 혼자 있는 순간이면 포르노 생각이 나곤 했다.
어쩌면 중독이 아닐까?
많이 보지 않았지만 꾸준히 보아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왜냐하면 포르노를 볼 때는 기분이 좋았으나 그 이후 내 감정은 산산조각 나 비참하기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르노 산업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그러던 중 넷플릭스에 ‘핫 걸 원티드’를 보게 되었다.
알다시피 미국과 일본에서는 포르노 산업이 합법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사례를 담담하게 보여주었다. 이름에 걸맞게 어떤 남자는 대략 20살 언저리의 여자를 아마추어 포르노 배우로 캐스팅하여 돈을 번다.
그가 얘기하길 요즘 아마추어 포르노 배우를 원하는 20대 여성이 아주 많아서 줄을 서야 할 정도라고 했다. 이렇게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 그만큼 쉽게 돈을 버는 직업도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오죽하면 캘리포니아에서 포르노를 촬영할 때 콘돔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이 제정되었을까.
돈이 그렇게 중요해?
아마추어 포르노 배우가 되길 원하는 그녀들의 목적은 돈과 자유였다.
시급 200불에 해당하는 돈과 부모님을 벗어나 원하는 삶을 자신이 설계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까지 포르노 배우는 더할 나위 없는 직업처럼 보였을 것이다.
처음 아마추어 포르노 배우를 시작한 사람의 직업 생명은 그리 길지 않는 3개월 정도라고 하지만 몇 년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포르노 배우로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그들에 의하면 이것이 좋아하는 일이며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자신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자신감이 솟구친다고 좋아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부모님이나 친구들은 자신들의 영상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일의 위험성과 착취 현장을 목격하다
아마추어 포르노 배우로 일하고 있는 여자들 중의 한 명은 부모에게 이 일을 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부모님은 딸이 무척 걱정된다고 말했고 되도록이면 예전으로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일반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감정노동, 육체노동을 어느 정도 하면서 버틸 수 있겠지만 포르노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일을 하기 위해서는 ‘섹스’를 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싫어도 해야 한다.
포르노 업계에서는 이들을 단지 도구로 간주할 뿐이다. 요즘은 특이한 성적 컨셉이나 학대에 가까운 성행위를 연출하기 때문에 이는 곧 성폭력, 성학대로 보이기도 한다.
포르노는 연기와 컨셉이 융합되어 성적 자극을 극단적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
일(섹스)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삶에서의 시간은 그들에게 녹록치 않다.
여러 사람과 많이 섹스하는 게 좋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도 자주 받으며 성병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지만 그만큼 소비한다.
사실 그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카메라에 담겨져 있는 모습과 일상의 삶, 그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결국 이런 순간, 자신의 가치과 돈을 저울질하는 시기가 분명이 다가온다.
“내가 정말 그 정도로 돈을 원했을까?”
나를 기다리고 있는 가족이 있다
아마추어 배우 중 한 명은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평범한 가게에서 일을 시작한다.
결국 곁에 남는 것은 가족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돌아올 기회는 충분히 있다.
포르노 산업의 시스템과 폐해에 대해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던 내 모습이 안타깝다.
더 이상은 포르노를 소비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좀 더 긍정적이고 건전한 생각으로 발전적인 삶을 살도록 처절하게 노력할 것이다.
'리뷰REVIEW > 다큐.영화DOCUMENT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큐리뷰#10][카페 소스페소] 커피, 그 이상의 의미 (0) | 2020.09.05 |
---|---|
[다큐리뷰#8][검은 돈, 그린 디젤의 배신] 폭스바겐은 어떻게 소비자를 속였을까? (0) | 2020.08.21 |
[다큐리뷰#6][차이나는 클라스 137화] 지구가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0) | 2020.08.08 |
[다큐리뷰#2][부패의맛] 나에게 아보카도는 무슨 맛이었을까? (0) | 2020.03.27 |
[다큐리뷰#1][휴머니멀] 인간과 동물은 공존할 수 있을까 (0) | 2020.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