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리뷰#2][부패의맛] 나에게 아보카도는 무슨 맛이었을까?

내가 처음 아보카도를 먹어본 적은 언제일까?

기억이나 할까?

첫만남이 어땠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 시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무엇을 먹는지도 마찬가지이다. 의식하지 않으면 당연하고 생각하고 내가 누려야 할 권리인 것처럼 행동할 때가 많다.


나 또한 그러했고 지금까지도 고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를 서서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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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컨대, 아보카도를 처음 먹어본 건 내가 직접 사서 경험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식당이든 친구의 추천이든 다른 나라로 여행 갔을 때 보았던 평소와 다르게 생긴 비주얼과 맛 때문에 호기심이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름부터 생소하지 않은가. 아보카도(Avocado)라니.

저 먼 뜨거운 나라의 탱고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요즘 트렌드에 맞춰 소비하기엔 안성맞춤인 과일이다. 

 

 

탐스러운 아보카도

 

 

이 아보카도를 어디에 쓰는고 하니. 빵에도 발라먹고 요리에 곁들여 먹기도 하고 단독으로 먹기도 한다.

요즘엔 아보카도 오일도 시중에서 어렵지 않게 구하기도 하니 점점 대중화가 이루어 지는 것 같다. 

 

TV에서도 영화 속에서도 고급요리로 등장하는 아보카도.

우리나라에선 아보카도 하나당 3천원 정도하는 걸로 알고 내가 지금 체류하고 있는 호주에서는 아보카도 하나당 AU$ 2.5~3 (한화로 1900원 ~ 2300원) 한다.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우스갯소리로 중국인들이 아보카도를 먹기 시작하면 가격도 상승하고 농지가 황폐화 된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니겠거니 하고 웃어 넘긴 적도 많았다. 

 

 

수확된 많은 아보카도

 

 

그러던 중 넷플릭스에서 찾은 '부패의 맛'이라는 한 편의 영상.

처음 영상을 보기 전에는 아보카도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얘기인 줄 알았다. 아보카도 100g 당 지방이 15g이니 적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영상에서 얘기하는 것은 달랐다.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뉘었다.

첫번째, 아보카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위협을 받고있는 주민들이 조명되었다.

멕시코는 아보카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다. 남미의 페루, 칠레도 아보카도를 생산하고 많은 부분을 다른 나라에 수출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도 아보카도를 생산하는데 그것만으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멕시코에서 아보카도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보카도를 생산하고 수출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하자, 치안이 좋지 않은 멕시코에서 아보카도 농장주 및 가족을 상대로 인질, 납치가 이루어졌다.

돈을 대가로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기 시작한 것.

상황이 더 좋지 않은 것은 정부나 경찰조차 부패해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마을 주민들은 자위대를 만들어서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아보카도 과수원

 

 

두번째, 아보카도를 생산함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물 부족사태 및 황폐화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보카도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물과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고기나 다른 식품을 만드는 것에 비하면 적은 물의 양일지도 모르겠으나 같은 면적의 숲이 필요한 물보다는 2배 이상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아보카도를 생산하는 남미 지역에 이로 인해 땅이 마르고 사람들이 마실 물이 부족해진다면 그것 또한 큰 문제가 아닐까.

 

그 부드러운 맛과 풍미에 취해 아무 생각도 없이 먹어왔던 아보카도가 이런 문제점을 담고 있을 줄이야.

그때야 비로소 '부패의 맛'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또 며칠 전 부패의 맛을 먹어버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공정거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보카도를 먹지 못하게 만들거나 수출을 금지하는 방법은 아보카도를 키우고 있는 농장주나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다.


아보카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부정부패 및 안정성을 강화하고 물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 혹은 국가들간의 협약과 시스템을 도입하여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조금이라도 아보카도를 덜 먹게되면 도움이 될까. 알 수 없다. 원래 많이 먹지도 않지만 그 마저도 아보카도에 손을 뻗게 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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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