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음식이 나를 만든다 : 쌍둥이 실험'을 보고 나서 또 다른 넷플릭스 다큐인 '더 게임 체인저스'가 보고 싶어졌다.
아래는 다큐 음식이 나를 만든다 : 쌍둥이 실험 리뷰이다.
https://together4enjoy.tistory.com/m/85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식물성 단백질의 가치를 재조명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란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나 사건을 일컫는다.
더 게임 체인저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식습관이 가지는 고정관념과 마주하게 될 전반적인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내가 가지고 있던 단백질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짐과 동시에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상식이 넓어졌다.
단백질에 대한 고정관념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 행위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섭취하고 그 에너지를 기반으로 힘을 만들어내므로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하며 채소나 과일만 먹으며 활동적으로 생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사람들만 보더라도 헬스를 하거나 격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닭가슴살이나 단백일 음료에 지나칠 만큼 매몰되어 있다. 비난할 생각은 아니니 이런 과장된 표현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나 또한 과거에 한창 운동할 당시 챙겨먹어야 했다고 생각했던 음식이 바로 닭가슴살이었다. 하지만 운동인 김종국(가수지만...)도 단백질 과다섭취로 인해 통풍이 걸렸다고 하지 않았는가.
현대 식습관의 근대적 기원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찬사와 신화는 오래되지 않았다. 동물성 단백질의 맹신은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의 유명한 화학자인 유스투스 폰 리비히(Justus Freiherr von Liebig)는 근력이 동물성 단백질에서 나온다고 주장하였고 그의 이론은 널리 받아들여져 미국 농무부의 단백질 권장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역사적으로 육식과 채식의 논쟁은 꽤 오래되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흔히 '잘 사는 것'이 '육류 섭취'로 마켓팅 되면서 사람들은 육류를 더 많이 섭취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도 그렇듯 우리나라도 고기맹신이 널리 퍼져있다. 회식하면 '고기', 좋은 것을 대접해야 한다면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 말이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중국은 경제성장에 따라 육류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중국의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은 13kg(1982년)에서 61.8kg(2019년)으로 약 480% 증가했다.
몇 년 전까지의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에너지를 내기 위해서 고기는 먹어야 하는 음식이고 '잘 먹었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얼마나 맛있고 배부르게 '육류'를 먹었느냐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되는 방향으로 흐름이 형성되고 전세계적으로 축산업은 가장 큰 산업 중 하나이다. 기업과 대중매체의 완벽한 마케팅, 부의 기준과 같은 욕망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실제 미국의 미식축구 선수들도 고기를 섭취해야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로마 검투사들은 채식주의자?
로마의 검투사들은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들과 싸웠으며 당시 로마에서 최고의 검술 능력을 가진 존재였다. 검투사들은 다양한 체력훈련을 받았으며 근육 또한 많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로마의 검투사들은 신분은 노예였지만 특별한 취급을 받았다. 고대 로마의 한 스포츠로 발전한 검투사 게임에서 검투사는 인기 많은 연예인 혹은 인플루언서 같은 대접을 받았다.
좋은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검투사들이 먹는 음식도 중요했다. 고고학자들은 로마 검투사 68명에 해당하는유해를 발굴하여 그들의 뼛속 골밀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검투사의 뼛속 스트론튬 함량이 상당히 높았고 주로 육식으로 이루어진 식사를 했을 것 같은 기대와 달리 로마의 검투사들은 주로 콩과 보리를 먹다는 의미인 호르데아리(Hordearii)로 불렸다.
우리 조상은 채식주의 혹은 잡식주의?
초기 인류는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채집와 수렵 중 아마도 채집 비중이 높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동물성 단백질을 얻기 위해서는 목숨을 담보로 한 사냥(수렵)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무에 열려있는 열매나 농사를 통한 곡식을 주식으로 한다면 리스크를 없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해부학적 근거도 존재한다.
첫번째는 장의 길이이다. 인간은 육식동물처럼 익히지 않은 고기를 씹어서 소화할 수 없다. 육식동물은 인간에 비해 소화기관이 짧고 인간은 채식동물과 마찬가지로 소화기관이 길다.
육식동물이 짧은 소화기관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산패하기 쉬운 육류를 조금이나마 빨리 배출하기 위힘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긴 소화기관을 지녔다는 의미는 소화가 오래 걸리는 채소를 씹어 다양한 영양성분과 섬유질을 흡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치아 모양의 차이이다. 인간은 질긴 식물을 으깨고 빻을 수 있도록 어금니가 발달했다. 반면, 육식동물은 칼날모양의 송곳니가 발달해 육류를 손쉽게 찢거서 삼킬 수 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동물성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고 인간이 육류를 섭취하게 되면서 불을 쓰고 그로 인해 뇌의 용량이 커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단지, 더 게임 체인저스는 우리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상식이 틀릴 수 있고 한가지의 진실이 아닌 다른 진실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운동선수들의 채식
일반인들과 달리 운동선수들은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고도의 훈련을 받고 영양분을 균형있게 섭취해야 한다. 만약 운동선수들이 채식을 실천한다면 일반 대중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대중들은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육류를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스포츠 영양학 관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몸을 크게 만들고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내기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에 대해 더 게임 체인저스가 조명한 운동선수들은 채식을 통해 더 좋은 성과를 내었다고 말한다.
스콧 주렉(Scott Jurek)은 전후무후한 미국 울트라 마라톤 선수이다. 그 조차도 채식을 시작하기 전 채식이 경기 기록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에 사로 잡혀 있었는데 막상 채식을 해본 결과는 놀라웠다. 채식을 시작한 이후 그는 7년 내내 울트라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하였다.
모건 미셸(Morgan Mitchell)은 400m 달리기에서 2회 우승한 호주의 대표적인 스프린터이다. 도치 바우슈(Dotsie Bausch)는 전미 사이클 대회 8회 우승이며 켄드릭 패리스(Kendrick Farris)는 2012, 2016년 올림픽에서 미국을 대표한 유일한 남자 역도선수이다.
이 모든 선수들이 식단을 채식으로 바꿈으로써 이전과 다른 경험을 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기록을 세우는데 채식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꼽았다.
식물성 단백질 질은 좋지 않다?
우리 몸에서 생성할 수 없는 아미노산은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의 연결체로 채식으로 섭취하는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보다 질이 좋지 않다는 오명을 쓰고 있다.
모든 식물은 각기 다른 비율로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두부, 콩, 렌틸콩, 발효음식, 견과류 등이 있다.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그리고 충분하게 섭취한다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을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식물성 단백질에는 혈관에 염증을 유발하는 인자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N-글리콜리뉴라민산, 내독소, 헴 철과 같은 염증성 분자들로 구성된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이는 장내에서 사는 미생물에 염증을 일으키는 균종이다. 염증은 동맥의 혈류를 감소시키며 근육과 관절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식물성 단백질에는 항산화제, 파이토케이컬, 미네랄, 비타민 등이 포함되어 있어 체내 염증을 줄이고 미생물 군집을 최적화하여 신체기능을 끌어 올린다. 실제 실험에서 식물성 음식을 먹은 운동선수들의 혈장을 분석해 동물성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을 먹은 선수들의 혈장보다 투명하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 중 인상 깊은 인플루언서 니마이 델가도(Nimai delgado)와 비앙카 테일러(Bianca Taylor) 를 소개한다. 흥미있다면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https://www.instagram.com/nimai_delgado/
https://www.instagram.com/biancatayl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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