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워크어웨이 호주 [20.02. ~ 20.06.]

[2020.02.20] 호주 멜버른 가는 길 (채식기내식/코로나/호주워크어웨이)

바른즐거움 2020. 3. 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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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니던 2년의 공무원 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꿈을 가지고 행을 떠나기 위해 1년 간의 호주생활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입국한 지 한 달이 갓 지난 시점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터라 지워진 기억들이 있겠지만 최대한 노력하에 글을 적어보도록 해야겠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유행이라 여행자 입장에서도 걱정이 많이 되고 공공시설이 닫히는 경우가 많아서 제약이 심하다. 서론은 이쯤으로 하고 한 달전으로 되돌아 가보자.

 


 

짐 싸는데만 3시간이 걸렸다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는 낯설었다. 코로나 영향 탓인지 공항은 한산했고 아마 일주일만 늦었어도 입국금지가 내려졌을 것이다. 가족들과 친구들의 따뜻한 배웅을 뒤로 하고 비행기에 올라탔고 경유지인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착륙했다. 비행이에서 공항으로 들어가는 작은 통로와 복도에서부터 후텁지근한 공기가 느껴졌고 한국을 떠나왔다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시에 두려움과 설렘이 가슴속에서 일렁였다. 잘할 수 있을까. 인생 전체로 봤을 때 잘한 결정이었을까. 

 

대학교 유학 시절,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편도 14시간의 긴 여행시간이어도 몸이 잘만 버텼는데 겨우 7-8시간 남짓의 비행시간도 허리가 아프고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이제 갓 30세를 넘긴 나이인데 이런 걱정을 하기엔 너무 이른 것일까.

 

비행기를 타는 동안 식사시간이 한 번 주어졌다. 비행기에서 식사를 하면 속이 항상 더부룩하고 불편해서 이번 비행에서는 식사를 건너뛸까 생각을 했지만 6개월 전 식습관을 육식에서 채식으로 바꾼 뒤로 채식 기내식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콩고기를 넣어 만든 스튜에 호박과 야채밥. 콩고기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내 입맛에는 너무 맛있었다. 덤으로 속도 더부룩한 것들이 전혀 없어 편안했다.

에어아시아에서 제공하는 채식식단

 

 

콩고기로 만든 스튜에 브로콜리, 당근, 호박을 넣은 밥이 인상깊었다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에서 6시간의 대기 동안 무엇을 할까 생각을 했다. 혼자였다면 분명 공항의자에서 죽치고 영상을 한 두개 봤을 것이다. 하지만 내 옆에는 지금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가 있다. 몸도 마음도 피로한 터라 공항 내 숙소에서 한 번 쉬어보기로 했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었지만 숙소는 굉장히 안락했다.

 

SAMA SAMA EXPRESS 라는 호텔인데 저녁식사(2인) 포함에 6시간 휴식에 한화 76,000원이면 괜찮은 거래이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건 이곳에서 제공해주는 식사였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에 맛있는 요리까지!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행으로 누적된 피로가 싹 없어지는 기분과 활력이 재충전되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SAMA SAMA EXPRESS 에서 제공하는 만족스러운 식사

 

우리는 호주의 아발론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기에 그에 맞춰 수속을 밟았다. 호주로 가는 비행기의 게이트 앞에서 줄을 서고 있었는데 놀라운 건 우리와 몇몇 사람들 제외하고서는 마스크를 끼지 않더라는거다.

마스크를 끼는 목적이 나를 질병으로부터 예방하는 것과 동시에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것인데, 외국에서는 마스크 끼는 사람을 병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한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 같았다. 우리는 아직까지 그러한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눈총을 받은 적은 없지만 이것이 시간문제일 뿐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걱정스러움과 두려움을 가지고 도착한 아발론 공항과 호주. 날씨는 맑았지만 때때로 비가 내렸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멜버른 시내의 숙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몇 편의 글을 올리겠다는 다짐에도 잘 되지 않지만 여러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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